이번에는 사람과 집, 나무를 함께 그린 그림을 통해 그린 사람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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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나 감성적이기 보다는 매우 논리적이며 실질적인 생각의 소유자. 인생에서의 빠른 성공을 꿈꾸고 있으며 자기 신념이 뚜렷한 사람이므로 자신의 목표 또한 확고합니다. 또한 준비성이 철저하고 독립심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사회와 완전히 단절된 것 같진 않고 어느 정도의 대인관계는 유지되는데, 남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을 더 선호합니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자신이 고르고, 가급적이면 그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주길 바라는 아집이 조금 보입니다.

나쁘게 이야기 하자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약간 부족하다고나 할까요?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의 자기 주변(특히 가족들)과의 감성적인 교류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고, 자신에게 이기적인 측면이 있다면(없다고 생각해도 한번 심사 숙고해 보시길) 고쳐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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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롭고 또 풍족한 그림입니다. 종이 전체를 넓게 사용하여 상당한 여유를 느끼게 하고 아기자기하게 여러 가지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그림의 특징이 거의 모든 것이 한 쌍씩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건물 모양도, 굴뚝도, 화단에 핀 꽃과 연못의 물고기까지도. 또 하나의 특색은 나무가 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림 속 인물과 상황에 대해 그린 이에게 질문한 결과, 자신이 아닌 사람이 장을 봐 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재에 대한 걱정이 많으며, 현재의 가정사에 갈등이 좀 있어 보입니다. 현재의 가족 누군가와 비교적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자신의 고독과 무기력함 혹은 존재감의 부족을 미래의 가정과 집을 상상해 봄으로써 나중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는 분으로 보입니다.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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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행복해 보이는 그림입니다. 그림을 보는 이도 기분이 좋지요. 구름 뒤에 숨었던 태양마저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군요. 하지만 현재 처해진 현실보다는 꿈이 비교적 큰 분이신 것 같습니다.

그림 속 두 사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사람의 키와 나무의 잎이 열리기 시작한 부분이 일치하기 때문이지요. 열매도 충실하고 좋습니다. 그러나, 나무가 집보다 커서, 물질적인 욕심보다는 행복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이 더 큽니다. 하지만 나무 이파리와 열매까지로 이어져 있어야 할 가지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막연하게 나무가 크게 자라고 열매만 맺길 바라는 마음과 같습니다. 아직은 꿈과 기대만이 있을 뿐, 현실적 인간관계 및 교류, 그리고 세상에서 실질적으로 겪어야 할 장애물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지금 현재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잠시 고생을 좀 하시겠습니다. 철저히 삶에 대한 준비를 기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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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비교적 잘 그리는 사람의 그림입니다.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온갖 인물, 사물을 균형감 있고 정감 있게 그려낼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람의 그림의 해석이 제일 어렵습니다. 마치 반창고가 덮여있는 채로 상처가 어떤지를 확인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재미있게도 이 그림의 나무에는 옹이(상처)가 나 있는데 아마도 초등학교 입학 직전쯤에 정서적인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나무는 굳게 잘 자랐고, 열매가 맺힌 곳과 잎이 피어난 곳이 확연하게 잘 드러나 있고, 나무 가지도 든든하여 현재에도 사회적인 대인관계에는 문제가 거의 없는 사람입니다.

집과 나무, 그리고 사람의 그림을 독립적으로 따로 따로 배치해 놓은 이유는, 이 그림을 해석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집안의 좋은 점만을 보이고, 좋지 않은 것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일 것입니다. 아직은 자신은 성장기와 가족 및 가치관에 대한 솔직한 표현은 피하고 싶어한다는 뜻입니다.

 

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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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거나 심심한 거리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도 있고, 걸어서 지나가고 있기도 하고, 창문을 통해 두 사람이 밖을 내다보고 있는 장면이 정겨워 보입니다. 좋게만 보자면 단순한 그림이지만, 그림을 그린 사람의 내면적 외로움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나무 양쪽에 대칭으로 서 있는 4개의 나무를 분석해 볼 때에, 나무의 기반이 약하고 나무의 줄기 없이 나뭇잎만 무성하여, 어릴 적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 소위 ‘졸라맨’이라 일컬어지는 스타일의 사람 그림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러한 간단하고 단순한 인물상을 그리는 경우는 타인과의 정서적 관계가 적고 단순, 표면적인 대인관계만을 지속한 경우가 많습니다.

주위에 사람은 많지만, 그들을 리드할 능력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그림이 상당히 대칭적이어서 무엇이든 하나만 가지고는 불안한 강박적인 불안감도 나타나고 있는 그림입니다.

똑같이 사람, 나무, 집을 그렸는데도 이렇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지 않나요? 더욱 흥미로운 그림 해석으로 돌아올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그림상담에 대한 유의사항]

해당 그림상담은 기본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으며 간단한 그림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그림을 그린 사람의 환경이나 현재의 심리상태에 따라 분석 내용은 달라질 수 있으며, 그림에 대한 보다 정확한 해석은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가진 전문가가 직접 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

<글 = 인천우리병원 최성환 진료부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